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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슈퍼베이비' 시대가 다가오고 있을까_ 우성 배아 선택 기술

우성 배아 선택 기술의 현재와 과학이 던지는 경고

[생명공학 기술] '슈퍼베이비' 시대가 다가오고 있을까_ 우성 배아 선택 기술

 

최근 생명공학계에서는 인간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기술이 빠른 속도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체외수정 배아의 유전자를 분석해, 건강 위험이 낮은 배아를 선별하거나 특정 형질을 가진 배아를 선택하려는 시도가 전 세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지능 점수까지 예측한다는 서비스를 내세우며 부모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이 기술들이 실제로 얼마나 과학적으로 타당한지, 그리고 사회는 이 변화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가 큰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생명공학 연구자들은 이 흐름에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아래에서는 최신 연구와 실제 서비스 내용을 기반으로, '슈퍼베이비 시대'가 과연 실현 가능한지, 그리고 어떤 위험이 동반되는지를 객관적이고 검증된 정보만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1. 실리콘밸리가 띄운 ‘우성 배아 선택’ — 어디까지 가능한 기술일까

■ 착상 전 유전자 검사(PGD) 서비스의 확장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오키드 헬스(Orchid Health)'는 유전자 분석 기반의 고정밀 다유전자성 검사 기술(PDG)을 상용화했다고 보도되었다.
(출처 : Washington Post 보도)

 

다유전자성 검사기술은  체외수정된 배아에서 세포 몇 개를 떼어내 염색체 이상 및 유전 변이를 분석하는 기술로, 이 과정을 통해

  • 특정 질병 위험이 높은 배아는 제외하고
  • 건강 위험이 낮은 배아를 선별해 착상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난임 부부의 관심을 받고 있다.

비용은 약 2,500달러 수준이며, 기업은 "1,200여 종의 유전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술 자체는 1990년대부터 사용되어 왔지만, 지금은 AI 기반 변이 해석이 결합하면서 분석 정확도가 크게 향상된 것이 차이점이다.

 

 

 

2. ‘IQ 예측 배아 선택’ — 실제 가능한 기술인가?

 

■ 유전자 점수 기반 IQ 예측 서비스의 등판

월스트리트저널은 두 기업(뉴클리어스 제노믹스·헤라사이트)이 배아의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IQ 예측 점수를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이 서비스는 6,000달러 이상으로, 부모들이 배아의 지능 가능성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전문 연구자들은 이 기술이 현 단계에서는 과학적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 왜 '지능 유전자 예측'은 불가능에 가까울까?

연세대 이일학 교수는"지능과 키는 유전자만으로 예측할 수 없는 대표적 형질"이라고 설명한다. (출처 : 연세대학교 의료법윤리학과 인터뷰 발언)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지능은 수천 개 이상의 유전자작은 영향을 동시에 미침
  • 환경 요인(영양, 교육, 스트레스, 사회적 자극 등)이 결정적 역할
  • 배아 단계는 환경 변수가 0이므로 유전자 기반 예측 자체가 성립되지 않음
  • 예측값이 실제 성인 IQ로 이어질 확률은 매우 낮음

따라서 "지능이 높은 배아를 선택하겠다"는 발상은 과학적 근거가 거의 없는 상태다.

 

3. 인간 DNA 합성 프로젝트 — 가능성과 한계

BBC는 영국의 웰컴 트러스트가 인공 DNA 조합을 이용하여 질병 저항성을 갖춘 세포를 만드는 연구에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는 특정 염기서열을 인위적으로 디자인해 유전질환 위험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세포 단위 연구이며, 인간 배아에 적용할 수준은 아니다.

유전자 조작 배아를 실제 출산으로 연결하는 기술은 현재 과학계에서 대부분 금지되어 있고, 윤리 검증 역시 매우 엄격하다.

(출처 : BBC 국제과학 뉴스)

 

[생명공학 기술] '슈퍼베이비' 시대가 다가오고 있을까_ 우성 배아 선택 기술

 

4. 한국 연구자들이 말하는 '현실적 기술 수준'

■ 특정 질병은 "한 개 유전 변이만 잡아도" 예방 가능

 

2008년 한국인 표준 게놈 프로젝트를 이끈 박종화 UNIST 교수는 "수천 개의 유전질환은 한 개의 변이를 정확히 파악하면 발병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 UNIST 박종화 교수 인터뷰 인용 보도)

즉, 단일 유전자가 명확한 질병에는 유전체 분석이 상당히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예 :  신경섬유종증, 특정 유전성 빈혈, 단일 유전자 돌연변이 질환들

이 경우 PGD는 질병 발생 가능성을 큰 폭으로 낮출 수 있다.

■ 그러나 복잡 질환(암·알츠하이머·당뇨)은 예측 자체가 매우 어렵다

박종화 교수는 "암·알츠하이머·당뇨는 스펙트럼이 넓어서 한두 개 유전자만 피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출처 : UNIST 박종화 교수 발언)

이 질환들은 수십~수백 개의 유전 변이, 식습관, 노화, 환경 노출

  • 이 복합적으로 얽히기 때문에 단순한 '우성 배아 선택'으로 예방할 수 없다.

 

5. 유전자 편집 기술의 상업화는 왜 멈췄을까?

■ 2018년 허젠쿠이 사건 이후, 규제가 세계적으로 강화됨

2018년 중국의 허젠쿠이 박사는 CRISPR를 이용해 HIV 저항성을 가진 아기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출처 : 2018년 국제 학술지 및 언론보도)

그러나 안전성 부족, 오프 타깃 변이 가능성, 윤리 기준 위반 때문에 전 세계 과학계가 강력하게 비판했고, 대부분 국가가 인간 배아 유전자 편집을 금지했다.

학자들은 이를 두고 "램프에서 나온 지니"(Kevin Davies), "인류 정체성을 건드린 사건"(David Baltimore) 이라고 표현했다.
(출처 : 두 학자의 공식 발언이 실린 과학 칼럼)

■ 그럼에도 기술이 멈춘 이유는 규제뿐이 아니다

이일학 교수는 "경제적 실효성이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출처 : 연세대 이일학 교수 인터뷰 발언)

애초에 허젠쿠이가 편집한 CCR5 유전자는 이미 과학적으로 충분히 밝혀져 있어, 연구 자체가 과학적 혁신이라기보다 "가능성 테스트"에 가까웠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어경준 박사는 "배아 단계 유전자 편집은 여전히 위험하며 예측할 수 없는 부작용이 많다"고 강조했다. (출처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인터뷰)

 

결론 — ‘슈퍼베이비’는 기술이 아니라 환상에 가깝다

현재 기술로 가능한 것 

  • 단일 유전자 기반 질병 예측
  • 특정 변이 제거
  • PGD를 통한 배아의 질병 위험 감소

현재 기술로 불가능한 것

  • IQ·키·성격 등 복합 형질의 정확한 예측
  • ‘똑똑한 아이’를 정교하게 선택하는 행위
  • 인간 배아 단계의 안전한 유전자 편집
  • 완벽한 질병 회피 설계

시장에서는 "슈퍼베이비"라는 말이 자극적으로 사용되지만, 실제 과학은 훨씬 더 조심스럽고 제한된 영역에서 움직이고 있다.

우성 배아 선택이 과학의 선물이 될지, 혹은 새로운 불평등의 출발점이 될지는 기술의 속도보다 사회적 기준과 윤리적 합의가 얼마나 성숙하느냐에 달려 있다.